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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그 이름을 다시 부를 때_웹소설(장태풍 떡볶이)

웹소설작가

by 장태풍이 2025. 7. 1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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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은 수술이 끝난 뒤 병실 침대에 누워 있었다.
몸은 마취에서 깨어났지만,
수술 부위는 거짓말처럼 욱신거렸다.

눈을 떠보니,
창백한 천장이 흐릿하게 눈에 들어왔다.

잠시 후, 의사 선생님이 들어와 말했다.
“수술은 아주 잘됐습니다.
몇 가지 주의 사항 설명드릴게요…”

그의 말은 뿌연 안개처럼 지나갔다.
태풍은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곁에 서 있던 간호사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수술 부위 많이 아프시면 참지 마세요.
진통제 넣어드릴게요.”

태풍은 힘겹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 말과 동시에 문득 생각이 스쳤다.

‘오늘은 민주가 출근 안 하는 날인가…?’

그 이름 하나가 아련히 머리를 스쳤다.
태풍은 눈을 감았다.
하지만 통증이 계속됐다.

잠을 청하려 했지만,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몰려왔다.

태풍은 간호사 호출 버튼을 눌렀다.
곧 병실 문이 열리고, 간호사가 들어왔다.

그 순간, 태풍의 시선이 그녀를 붙잡았다.

민주였다.

조용한 표정,
흰색 유니폼,
예전보다 더 단단해진 눈빛.

그녀는 말없이 다가와 주사기를 준비했다.
그리고 약을 투여하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다... 처음엔 설마 했어”

태풍의 눈이 천천히 그녀를 향했다.

순간, 시간은 또 멈춘 듯했다.
다시 들려온 그 이름.
그 입에서 불려진 자신의 이름.

잠깐, 아주 짧은 침묵.

그리고 태풍은 천천히 대답했다.

“…응.
오랜만이다, 민주야.”

민주의 손이 살짝 떨렸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표정을 다잡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정말… 놀랐어”

주사기가 빠져나가고,
태풍의 팔 위로 반창고가 다시 붙었다.

그녀는 뒤돌기 전에 조용히 말했다.

“진통제는 6시간마다 맞을 수 있어.
더 필요하면… 다시 불러.”

그 말은 의무적인 안내 같았지만,
어딘가 마음 한 조각이 묻어 있었다.

문이 닫히고 나서야,
태풍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마음이 더 아팠다.
수술 부위보다, 훨씬 더.

그날 이후, 민주가 간호사 호출에 응하는 일이 몇 번 더 있었다.
병원은 분주했고, 태풍은 계속 입원 중이었다.
그리고 짧은, 그러나 놓칠 수 없는 순간들이 반복됐다.

첫 번째 밤

태풍은 또다시 통증에 호출 버튼을 눌렀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민주가 조용히 들어왔다.

“또 아파?”
그녀는 차트도 보기 전에 물었다.

태풍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많이는 아닌데, 잠을 못 자겠어.”

민주는 진통제를 준비하며 말했다.
“진통제 너무 자주 맞으면 안 되는 거 알지?”

“응. 그래서 고민하다가 눌렀어.”

그 말에 민주가 잠깐 멈칫했다.
그리고 짧게 웃었다.

“…예전에도 그랬지.
혼자 끙끙 앓다가, 참다 못해서 말하는 스타일.”

태풍은 말없이 웃었다.
“기억하네?”

민주는 아무 말 없이 주사바늘을 꽂았다.

“기억… 나는 쪽이 더 많아.”

두 번째 날 – 아침 회진 이후

민주는 약을 정리하다 말고 말했다.

“몸은 좀 어때?”

태풍은 침대에 기대 앉아 고개를 들었다.

“응.
어제 보다 좋아.”

민주는 순간 고개를 들었지만, 곧 시선을 내렸다.
“다행이다. 이제 죽도 조금씩 먹으면 좋을꺼야”

“그래 잘 챙겨 줘서 고마워.”

민주는 작게 웃으며 말했다.
“언제든지 필요하면 날 찾아”

세 번째 밤

둘 사이의 대화는 조금 더 자연스러워졌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간호사는 힘들지?” 태풍이 물었다.

민주는 약간 놀란 듯 물었다.
“왜 갑자기?”

“그냥… 고등학생 때 넌 사람을 돌보는 거랑은 좀 거리가 있어 보였거든.
가끔 날 너무 쿨하게 뒀잖아.”

민주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때는 감정을 표현하는 게 무서웠거든.
누가 나한테 들어오는 게.”

태풍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민주는 짧게 숨을 들이마시고 대답했다.

“지금은…
누군가 나를 기억해주는 게 고맙더라.”

그날 밤,
태풍은 전보다 덜 아팠다.
통증 때문이 아니었다.
누군가와의 짧지만 온기 있는 대화,
그게 그를 조금씩 덜 외롭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민주 역시,
그의 호출을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조금씩 깨닫고 있었다.

 

웹소설 링크 : 

http://novel.naver.com/challenge/detail?novelId=1189209&volumeNo=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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