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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럴 바엔 암이나 걸렸으면..._웹소설(장태풍떡볶이)

웹소설작가

by 장태풍이 2025. 7. 13.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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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은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오전 11시 28분. 벽에 걸린 전자시계는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만을 정직하게 알리고 있었다.

그에겐 더 이상 의미 없는 숫자였다.
언제부터였을까.
하루하루가 흐르지 않고, 그냥 쌓여만 갔다.

그의 옆에 놓인 핸드폰이 울린다.
“띠링.”
또다시 독촉 문자.

[하나캐피탈] 고객님, 연체금 1,248,000원이 발생되었습니다.
담당자 010-****-2584로 연락 바랍니다.

태풍은 눈을 질끈 감았다.
연체, 독촉, 채무, 무직, 실패.
이 모든 단어들이 그의 이름 뒤에 따라붙는 꼬리표처럼 느껴졌다.

무기력한 손으로 핸드폰을 뒤로 넘긴다.
뉴스도 보기 싫고, 메신저도 보기가 싫었다.
어차피 연락할 사람도 없었다.

그때 알림창에 뜬 또 하나의 문자.
이번엔 광고였다.

[OO생명] 암 진단 시 최대 5천만 원 지급!
간단한 진단으로 보험금 청구까지!

태풍은 피식 웃었다. 
“암이라도 걸려서 보험금 받으면 좀 나으려나… 그게 더 나을지도 모르지.”

그 말은 농담이었다.
그러나 농담 같지 않았다.
말하면서 스스로도 무섭고 씁쓸했다.

그는 소파에 등을 기댄 채 천장을 올려다봤다.
집안은 조용했고, 그의 삶도 그랬다.
한때는 잘 나가는 중견기업 사원이었고, 누구보다 꼼꼼하게 재무관리 잘하던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가,
주식 한 종목에 올인했다가 모든 걸 날렸다.
카드빚, 마이너스 통장, 대출 연체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잠시 후, 그는 아무 말 없이 눈을 감았다.
의미 없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흘러갔다.
‘진짜 암이라도 걸리면 어쩌지?’
‘아니, 차라리 그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입원하고 보험금 타면 당분간 숨통은 트이겠지.’

정말 바닥까지 떨어졌구나, 싶었다.
죽고 싶은 것도 아니고, 살고 싶은 것도 아닌 상태.
그 중간 어딘가에서 미묘하게 망가지고 있는 자신을 느꼈다.

몇 달 후.
건강검진센터.

회사에서 직원 복지 차원으로 제공한 건강검진을 받고 있었다.
그나마 이건 사원 시절 가입한 종신보험 덕이었다.

그리고, 며칠 뒤.
검진 결과 안내 전화를 받고 병원을 다시 찾았다.

진료실 앞.
그는 하얀 벽과 차가운 바닥 사이에 앉아 대기표를 쥐고 있었다.
별 생각이 없었다.
그저, 시간이 가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장태풍 환자분, 들어오세요.”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는 무겁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료실 문 앞에서 멈춰 선 순간,
의사의 말은 걱정스러운 말투였다.

“조직검사 결과, 위암 의심입니다. 빨리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 받아보셔야 됩니다.”

그 말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순간, 모든 소리가 멎었다.
의사의 입은 움직였지만,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태풍은 목구멍에 뭔가 걸린 듯한 기분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손에 쥔 진단서가 유리처럼 차가웠다.

진료실 문을 나서자,
마치 누군가 가슴을 세게 밀친 것처럼 비틀거리며 벽에 기댔다.

숨을 고르며,
다시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소파에 누워
“암이라도 걸렸으면 좋겠다”고
입 밖에 내뱉었던 그날.

그 날의 말이,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을까?

그는 그제야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진심으로, 간절하게 생각했던 건…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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